첫번째 이야기/2. 주말농부의 초보농사6 늦은 파종. 그리고 장마 사방지가 고마워 한 주 동안 농막에 방문하지 못하고 지난주에는 다녀왔다. 가는 길의 라디오 뉴스도 온통 비 소식에 대한 피해와 경고에 대한 메시지로 가득했다.. 양평이라고 그 피해를 피해 가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다른 지역의 무서운 비보다는 나았던 것 같다. 비가 특히나 많았던 지난 주말. 우리 땅을 거의 1/5이나 차지하고 있던 사방지가 이번엔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산의 골짜기와 경사를 흘러 내려오는 엄청난 빗물들이 토지로 직접 유입되지 않고 사방지로 콸콸콸 빠져 내려갔다. 평소에는 물에 'ㅁ'자도 볼 수 없고, 온통 개망초와 잡풀로 가득 찬 곳인데, 비가 많이 오니 계곡처럼 물이 흘렀다. '사방지'란, 여름 장마철에 산을 타고 내려오는 빗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산림청장이 지정한 일종의 구거(물.. 2022. 4. 4. 나무 틀밭 만들기 2020.7.14 매일 밟고 다니는 땅에 대해서 고마워한 적이 있었던가.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우리가 걷는 공간도 시골에 오면 달라진다. 그 공간이 내가 가꿀 수 있는 공간. 키워야 하는 공간이라면 더 특별해진다. 처음 양평의 토지를 계약했을 때도 가장 중요하게 보았던 것은 '땅' 그 자체였다. 밟을 수 있는 흙과 돌. 경계 말뚝으로 지정된 이만큼의 내 땅. 어렸을 적 시골 학교 운동장에서 막대기로 선을 그으며 땅따먹기를 할 때 내 땅이 조금 넓어질 때 느꼈던, 입가 실룩거리는 기쁨과 비슷할까. 그때와 견주긴 어렵겠지만 내가 가꿀 수 있는 땅이 생겼다는 것은 무척 특별하고 다른 경험임은 틀림없다. 네 번째 주말이다. 그동안 주로 한 작업은 흙을 퍼서 땅을 다지고, 돌을 고르고, 고른 돌을 쌓고, 다져.. 2022. 4. 4.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