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이야기/1. 농막 3년차 노동 일기2 22년 4월 30일 4월은 사진으로 찍으면 크게 다를 게 없고, 그저 몸이 바쁜 달이다. 아내는 지난 3월부터 집에서 씨앗으로 모종을 만들었다. 만든 모종의 수는 꽤 많은데, 나는 아내가 말해줄 때마다 '아, 그렇군!'하고 대답을 하고는 뒤돌아서면 '이게 뭐였더라?' 하며 다시 아내를 부른다. 아내는 내가 꽤 귀찮을 거다. 그래도 아이 대하듯이 이것 토마토고, 이건 수박이고, 이건 옥수수고 하면서 하나하나 잘 설명해준다. 그렇게 집에서 키운 아가 모종들을 가득 싣고 양평으로 떠난다. 양평은 그동안 비도 오고, 다시 추워지기도 하고, 따뜻해지고를 반복했다. 지난 번만 해도 잔뜩 상기되었던 땅들이 이젠 모두 긴장이 풀린 상태다. 좀 늦었지만, 농협에 가서 유기질비료(사실상 소똥)를 6포대 사 왔다. 우리는 나무로 틀 밭을 만들.. 2022. 5. 1. 22년 4월 3일 겨울 동안에.. 양평의 겨울은 꽤 길고 깊고 진하다. 아직, 우리는 이 겨울을 잘 즐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도시 물이 많이 들어서, 아직은 어려운 거지.. 거의 3개월을 쉬었다가 3월에서야 농막에 방문했다. 농막과 주변 땅은 아직 툰드라 지대처럼 얼어붙어 있었다. 하지만, 이웃 농막은 활기가 넘쳤다. 다들 겨울에도 계속 방문했던 것 같다. 우리 부부는 노동 보호자라 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노동을 매우 즐긴다. 일주일 동안 사무실과 집 안에서 각자가 해내야 할 일들을 꾸역꾸역 삐질삐질 해 내다보면, 땅이 그립고, 또 땀이 그립다. 그래서 평소에도 아침저녁으로 틈이 나면 동네 산책을 하는 편이다. 노동도 아니지만, 걷다 보면 느껴지는 몸의 기운이 좋다. 4월이 되어서야 이렇게 노동 일기를 다시 시작.. 2022. 4.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