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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막27

#2. 땅 임장 준비 그 땅에 가보자 맘에 드는 밭을 찾아 떠나기 위한 준비 아내는 밤마다 거의 매일 노트북을 켜놓고, 카카오맵을 보면서 전국의 땅을 로드뷰와 항공뷰로 찾아보는 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여기서 '흐뭇하게'란 뭐랄까, 아들내미가 꽤 집중할만한 작은 취미를 꾸준히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과 유사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퇴근하고 돌아오면 쉬기 바빴고, 활력도 없었는데, 이렇게 목표를 가지고 하다 보니 조사하고 찾아보는 것 자체도 꽤 즐거운 일이었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아내에게 진행 상황을 공유하거나, 찾은 땅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뭘 보고, 뭘 버려야 할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도 생겼다. 아내와 미래에 대한 대화도 점점 더 많아지고, 대화가 하고 나면 또 행복했다. 검색과 대화 속에 우리.. 2022. 3. 28.
#1. 농막 토지 기준 수립 갑자기 땅을 알아본다고? 갑작스러워 보이겠지만, 다 계획이 있는 거지 "땅을 살 거야." 나의 갑작스러운 선언에 아내가 말했다. "응? 무슨 땅?" "지금 주말농장은 빌린 거잖아. 빌린 거 말고,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채울 수 있는 땅을 찾아보려고." "어디다가 하게?" 평소에는 과자 한 봉지도 허투루 사지 못하게 했던 아내인데. 이렇게 쉽게? 살짝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다시 설명했다. "일단, 집에서 가까운 곳부터 알아보고, 주변 여건이나 자금이 어려우면 조금씩 더 멀리까지 확장해서 찾아봐야지." 아내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아내도 주말텃밭을 하며 생각이 많이 바뀐 걸까. 아니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한 것일까. 누구나,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조금은 자연스럽고, 자유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안.. 2022. 3. 27.
intro. 주말 농막 시작 이유 베란다와 주말을 채웠던 초록 시작의 이유 지금 사는 아파트로 이사를 온 건 4년 전이다. 그 전과 달리 생각하게 되고, 경험한 공간을 꼽아 보라면, 단연 안방 쪽 베란다를 이야기하고 싶다. 2010년대에 지은 아파트라 그런지 층고가 꽤 높고, 그 높은 천장을 가진 베란다에는 그 전 아파트처럼 빨래를 걸 수 있는 천장형 빨래대도 없었다. 바닥은 타일로 깨끗했고, 세차에나 쓸법한 분무가 잘되는 샤워기형 분사기가 달려있는 수도꼭지가 하나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꽤 햇빛이 잘 드는 동남향이고, 창문을 조금 열면 바람도 꽤 상쾌하게 들어왔다. 이 베란다에서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아내가 제안했던 건 가든(garden)이었다. 처음엔 꽃과 식물을 키우는 걸로 시작했는데, 아내나 나나 모두 생산적인 것에 더 .. 2022.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