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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식틀밭3

#19. 타프 설치와 쿠바식 틀밭 마무리 2020.8.24 비 온 뒤 농막을 단장해봅니다 금요일 저녁까지 비는 그칠 줄을 몰랐다. 비의 기세가 꺾이지 않았고, 주말의 날씨예보는 비. 비. 비였다. 기상청을 믿지 못해서 해외 기상청 서비스를 요즘 많이 이용한다던데.. 아내도 뒤질세라 미국과 노르웨이 기상청 정보까지 찾아본다. 토요일 오전에도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어차피 우리 월요일까지 쉬는데, 내일 갈까?"라는 이야기도 꺼내보았지만, 아내는 "비 오는 거 생각하면, 과연 갈 수 있을까?" 라며 계획을 틀지 않길 바랐다. 맞는 말이다. 비 온다, 덥다, 습하다 등등의 핑계를 댄다면 일 년에 몇 번이나 가겠는가. 그래 가자. 차에 시동을 걸었다. 고속도로 바닥은 밤이 되어 더 까맣게 비에 젖어 있었다. 양평으로 다가가면 갈수록 비의 기세는 줄.. 2022. 4. 6.
나무 틀밭 만들기 2020.7.14 매일 밟고 다니는 땅에 대해서 고마워한 적이 있었던가.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우리가 걷는 공간도 시골에 오면 달라진다. 그 공간이 내가 가꿀 수 있는 공간. 키워야 하는 공간이라면 더 특별해진다. 처음 양평의 토지를 계약했을 때도 가장 중요하게 보았던 것은 '땅' 그 자체였다. 밟을 수 있는 흙과 돌. 경계 말뚝으로 지정된 이만큼의 내 땅. 어렸을 적 시골 학교 운동장에서 막대기로 선을 그으며 땅따먹기를 할 때 내 땅이 조금 넓어질 때 느꼈던, 입가 실룩거리는 기쁨과 비슷할까. 그때와 견주긴 어렵겠지만 내가 가꿀 수 있는 땅이 생겼다는 것은 무척 특별하고 다른 경험임은 틀림없다. 네 번째 주말이다. 그동안 주로 한 작업은 흙을 퍼서 땅을 다지고, 돌을 고르고, 고른 돌을 쌓고, 다져.. 2022. 4. 4.
#16. 데크 야외조명 설치, 밭 고르기, 사철나무 심기 2020.7.7 농막 주변 정비 세번째날 데크에 조명달고, 밭 정비하기 몸의 이곳저곳이 잔뜩 쑤신다. 주말 햇빛에 그을린 피부는 파리가 지나간 자리처럼 간지럽다. 손도 발도 뜨겁게 퉁퉁 붓는다. 손가락 마디마디는 끼익 끼익. 오래된 로봇의 관절처럼 매우 부자연스럽다. 너무 졸리지만, 막상 잠들면 피곤하고 아파서 잠 속으로 푹 빠져들지 못한다. 하지만, 수요일 즈음이 되면 고통은 단기 기억이 되어 스러져버린다. 그리고 또 설렘과 흥분 속에 금요일 저녁을 기다린다. 금요일 저녁 식사를 마치면 가득한 짐과 들뜬 마음이 트렁크에 실리고, 무거워서 엑셀도 매끄럽지 않은 차를 타고 우리 가족은 양평으로 떠난다.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1시간 30분의 드라이브 시간이 체감으로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주변은 칠.. 2022.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