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6.16
농막에 데크와 브로워 설치를 하다
이제야 주말초록생활을 할 수 있는 농막을 준비되다
지난주에 2차 흙다짐 작업까지 힘들게 마친 이유가 있다. 바로 데크 설치.
데크는 원래 농막 설치하는 날에 같이 설치가 되었어야 했지만, 주변 정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 탓에 설치가 어렵게 되었고, 이번 주에야 설치가 가능해졌다.
데크 설치
현장에서 재료를 가져와서 제작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인건비가 상승하게 된다. 그래서 농막 제작 업체에서 사장님이 직접 오셔서 정확한 데크 사이즈만 측정을 하고 가셨다. 측정한 사이즈로 데크 사전 제작이 농막 업체 작업장에서 진행되었고 이틀 만에 데크가 완성되어 현장에 설치되었다.
데크가 온 날도 평일이었기에, 나는 현장에 가보진 못했다. 하지만 믿고 맡길 수 있는 농막 제작 업체 설계 팀장님. 꼼꼼하게 설치 지원까지 해 주시고 데크 설치가 마무리된 사진도 보내 주셨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깔끔하게 마감을 해 주셔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데크를 시공할 때, 보통은 아연 각관을 하부에 프레임으로 잡고 그 위에 방부목을 마루처럼 쭉 펼쳐서 박는다. 그리고 농막 하부가 보이지 않게 주변도 판재를 쭉 두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할 경우 몇 가지 문제가 생긴다.
아연 각관의 용접 부위가 방수 처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각관을 통과하게끔 피스를 박는다면, 몇 년 가지 못해 녹슬고, 헐거워질 수밖에 없다.
하부를 판재로 쭉 둘러 막으면, 아래쪽에 습기가 차더라도 빠지기 어렵기 때문에 나무가 썩는다. 아무리 방부목이라고 해도 나무는 나무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썩는다.
그래서 위의 사진처럼 하부 주변은 바람이 통하게끔 해야 하며, 아연 각관보다는 나무로 프레임을 짜는 것이 오히려 오랜 기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스테인을 매년 발라주고 관리는 해 줘야 하지만,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하는 유지 보수다.
참고로.. 농막 설치시, 데크 설치는 불허하는 시군구청이 많다. 조건부로 허가를 해 주거나 불법이지만 눈감아주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데크 설치에 대해서는 꼭 해당 허가과 공무원과 통화를 통해서 사전에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정화조 공기공급장치 설치
정화조 업체 사장님께 연락을 했다. 이제 전기도 설치되었고, 주변 정비도 어느 정도 되었기에 준공 허가를 위한 작업을 시작해야 했다.
양평군에서 준공 허가할 때는 2가지 필증이 필요한데, 하나는 정화조 허가 필증, 또 하나는 지하수 허가 필증이다. 지하수 허가 필증은 지하수를 충분히 빼내서 깨끗한 물이 나와야 수질검사를 받을 수 있고, 수질검사를 받아야만 지하수 허가 필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정화조는 공기공급장치(브로워)를 설치하고, 정화조와 화장실 변기, 그리고 공기공급장치에 대한 점검을 담당 공무원을 통해 받아야만 정화조 허가 필증을 받을 수 있다.
정화조 업체 사장님은 다음날 바로 정화조에 공기공급장치(브로워)를 설치해 주시고 가셨다. 전기 선까지는 연결을 직접 해 주지 않으므로, 다시 전기 업체에 연락을 해야 했다. 이 역시 추가 출장비용이 든다. '이런 동선을 미리 알고 있었으면 브로워 설치 요청을 먼저 하고 나서 전기 공사를 신청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지갑에서 돈은 나가고 있었다.
전기 설치까지 되자, 브로워를 돌릴 수 있었는데, 좀 많이 시끄럽다. 우리는 브로워 위치가 어쩌다 보니 농막 현관문 앞이 되어 버렸는데 (원래는 이 위치를 의도한 게 아니었지만, 잘못된 소통으로 이렇게 되어 버렸다.) 다른 분들은 브로워를 농막이나 집에서 최대한 멀리 설치하길 바란다. 꽤 시끄럽다.
이렇게, 데크 시공과 브로워 설치까지 마치고, 지하수 물 빼기를 이번 주에도 진행했다. 비가 자주 오지 않아서일까, 주변 농막에서 수영장을 개장해서 일까. 지하수가 많이 나오질 않았다. 그래서 물도 많이 뺄 수 없었고, 결국 한 주 더 물 빼는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 한 주에 한 번씩 밖에 못하니 좀 아쉽다.
야외 수돗가 작업 시작!
아내와 나는 농막에서 지내면서 필요한 것들은 최대한 주변의 재료를 활용하자는 기준을 잡았다. 그래서 수돗가 제작도 주변의 큰 돌과 자갈, 그리고 흙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수돗가의 모양은 어떤 식으로 할 지에 대해서도 아내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수도 자체가 부동전이긴 하지만, 나중에 동파될 때를 고려하여 시멘트로 미장되지 않도록 바깥쪽으로 빼자.
수돗가 모양은 직사각형으로 하자.
데크 쪽이 지대가 높게 흙과 파쇄석을 쌓았으니, 그쪽은 좀 더 높고 넓게 턱을 빼자.
정도를 먼저 정했다. 그리고 삽질을 해서 아래 사진처럼 기본 틀을 만들었다.
크기를 아주 크게 하시는 분들도 있고, 아주 예쁜 벽돌 또는 조경석을 사서 하시는 분들도 주변 농막에 많다. 하지만 우리는 텃밭에 물 주고, 대야를 올려놓을 수 있는 수준의 크기로만 하기로 했다.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다음 주에 방문하면, 바닥에 주변의 작은 자갈로 더 다지고, 와이어 메쉬를 깔고 레미탈을 부어 건조하는 것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그리고 주변 울타리와 돌 고르기 작업을 할까 한다.
농막에서 이런저런 작업을 하고 있으면, 할미새 한 쌍이 주변을 총총총 다니는데, 그 모습도 너무 귀엽다. 할미새 말고도 딱새, 박새, 딱따구리, 직박구리 그리고 알 수 없는 수많은 새들의 지저귐을 배경음악 삼아 일을 한다. 아내는 뙤약볕에도 쭈그리고 앉아 사철나무를 심고, 주변의 돌을 고른다. 땀을 흘려 만들어가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
가끔 언제 다가왔는지 모를 곤충 때문에 아내와 딸의 짧은 비명도 지른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굽는 고기 몇 점에 행복감을 느끼며 표정으로 함성도 지른다. 자연이 주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즐기고 놀라며 하루를 온전히 보낼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
평일에도 집에서 어떤 것들을 더하고, 어떤 걸 준비해 갈지 아내와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좋다. 아내와 의견 차이가 나서 마음이 상하기도 하지만, 금세 다시 신이 나서 이것저것 주문할 것들을 찾아보고, 그림을 그려가며 어떻게 조경이나 텃밭을 할지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양평 땅과 농막은 우리에게는 단순히 동산, 부동산의 개념과 가치는 아니다. 우리 가족을 더 끈끈하게 만들어주고, 같이 공감할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것들을 더 풍족하게 해 주는 행복 텃밭이다. 그 위에서 하나씩 만들어내는 한 주 한 주가 기대된다.
아직, 준공 허가까지도 갈 길이 멀지만 7월이 가기 전에는 모든 게 마무리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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