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CCTV 설치, 가림막 만들기

2020.7.23

프라이버시도 중요하니까

CCTV 설치와 레티스 가림막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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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도 농막에 누가 들어와서 여기저기 살펴보진 않을까, 들짐승들이 농작물을 헤치진 않을까, 비가 많이 오는 날은 괜찮을까. 비가 안 오는 날의 연속일 때는 작물들이 괜찮을까, 택배를 잘 가져다 놨다는데 어디에다가 둔 걸까, 그냥 지금 이 시간의 농막의 모습이 궁금한데..

이러한 생각과 근심, 호기심이 나를 또다시 쇼핑의 세계로 이끌었다.

 

농막 감시용 CCTV 구매와 설치

CCTV라고 하면, 무척 비싸고 일반인이 하기에는 유지 관리비가 많이 든다는 막연한 편견이 생길 수 있다.

근데, 요즘은 좀 다르다. 세상 편해졌고, 좋아졌다.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장소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다. (물론 어떤 목적으로 설치했고, 어디까지 촬영되며, 누가 이걸 설치했는지 등에 대해서 명시 해 두는 게 좋다. 하지만 농막에서 설치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CCTV 감시 중'이라는 POP로 대체하고 계신 것 같다.)

 

준비물은 크게 3가지이다.

1. CCTV
2. WiFi
3. 휴대폰

3번은 누구나 있을 테니, 1,2번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CCTV : 샤오미 무선 충전형 CCTV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찾아보면 태양광으로 배터리를 충전하여 무선으로 촬영하는 제품부터, 배터리 내장 제품, 유선 연결이 필요한 제품 등 정말 다양한 제품들을 볼 수 있다.

찾아보다 보니 정말 신세계구나, 가격도 몇만 원에서 몇십 만원대까지 다양하다. 그중에서 나는 이미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샤오미 제품군을 구매했다. 추가적으로 모니터링할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브랜드면에서도 중국 제품 중에는 믿을만했기 때문이다.

 

1년에 4번만 충전하면 된다니!

다른 제품들을 구매하지 않아서 확신하긴 어렵지만, 후기로 봤을 땐 대부분 제품은 카메라 성능은 거기서 거기다.(야간모드에 HD급 화질, 움직임 감지 자동 녹화, 실시간 음성 전달 등이 대부분 가능하다.)

믿을만한 제품인지 후기를 잘 보고 사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무선으로 설치하니 깔끔하다

WiFi가 가능한 인터넷 환경 : 데이터 함께 쓰기 USIM+요금제, 공 휴대폰 또는 라우터

농막에 인터넷을 가설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나는 이미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의 요금제가 데이터 무제한이라서 이 데이터를 활용했다. 바로 '데이터 함께 쓰기 요금제'인데, 이동통신사별로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러한 요금제를 제공하니, 포탈 검색창에 검색해서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하면 되겠다.

근데, 요금제만 고른다고 되는 건 아니다.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이 있어야 하며, 이 휴대폰을 들고 요금제 가입이 가능한 이통사 직영 대리점에 방문해야 한다. 방문해서 설명하면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에 새로운 번호를 부여한 USIM을 발급해주고, 요금제 신청을 마무리할 수 있다. 휴대폰 번호는 부여되지만, 실제로 통화는 불가하고 데이터만 나눠서 쓸 수 있다. 이렇게 놀고 있는 휴대폰을 모바일 핫스팟 기능을 활용해서 바로 인터넷을 쓸 수 있게 사용하는 방법도 있고, 다른 방법으로는 라우터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라우터 역시 쇼핑몰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난 역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했다. 약 2주 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국내보다 확실히 저렴하다. 라우터 내에 대리점에서 발급받은 USIM을 바로 끼워서 전원에 연결하면 와이파이가 된다. (물론, 설정 과정이 필요하며, 이 역시 검색창이나 유튜브에서 많이 찾을 수 있다)

라우터의 장점은 바로 콘센트에 꽂아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고, 사용해보니 모바일 핫스팟보다는 와이파이 품질이 좋다.

이렇게 생긴 라우터를 구매.설치!

이렇게 준비가 되면 꼭 CCTV 만이 아니더라도 농막에서 인터넷을 와이파이로 사용할 수 있으니 편리하다.

설명을 해두고 보니 이 과정이 좀 복잡하고 귀찮아 보이는데, 맞다. 귀찮다. 그래도 한 번 귀찮으면 그다음엔 편한 게 대부분의 일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시도하길 추천한다.

 

언제든 모니터링할 수 있는 휴대폰 또는 태블릿

이렇게 연결이 다 되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앱을 설치할 폰이나 태블릿이 필요하다. 난 샤오미 제품을 구매해서 Mi Home 앱으로 바로 볼 수 있었다. 다른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휴대폰이나 태블릿에서 볼 수 있는 앱을 설정하는 방법을 대부분 제공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설치 후 앱에서 이렇게 모니터링이 가능

그래도 두렵다면, 후기가 자세하게 나와있는 제품을 구매하여 보면서 따라 해 보실 수 있게 준비하는 게 좋겠다.

 

2주일 동안 사용 후기

설치 후 2주 동안 농막 방문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CCTV로 농막을 관찰하며 CCTV의 성능도 체험하는 시간이 되었다.

 

CCTV에는 사물이 움직이는 것을 감지하는 기능과 사람의 움직임을 구별하여 감지하는 기능이 있다. 원하는 알림 범위를 선택하고 저장해 두면, 움직임이 감지되었을 때 휴대폰으로 알림을 준다. 알림을 받고 들어가 보면 자동 녹화가 되어 있고, 실시간으로 보면서 낯선 사람이라면 마이크 기능으로 나가 달라고 말할 수도 있다. 

아쉬운 건 마이크 성능이 아주 좋지는 않아서 잘 들리지 않는 점. 그래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자기네를 보면서 말하는 것인지 대부분 잘 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우리가 가지 않은 한 주 동안 농막으로 들어온 몰래 방문자들이 있었는데

• 이방인들이 텃밭과 농막 주변과 농막에 설치한 조명, 수영장 등등을 꼼꼼하게 보고 가고 있었다. 사진도 찍어가고, 텃밭과 화단의 식물들이 자라는 것을 보고 간다. 
• 택배 차가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인다. 택배 아저씨가 택배를 던지지 않고 잘 두고 가시는군.
• 새와 나방, 거미가 카메라 주변에 얼쩡거린다. 특히, 거미는 CCTV가 꽤 맘에 들었나 보다. 집을 짓는 모양이야.
• 비가 엄청나게 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텃밭과 마당에 물이 얼마나 어떻게 고이는지, 그리고 어떻게 빠지고 마르는지를 볼 수 있었다.
• 멀찌감치 작물들이 쑥쑥 자라는 게 보인다. 비가 많이 오니 잘 크구나. 카메라 화소가 더 높으면 좋겠다. 확대가 잘 되면 더 좋겠다.
• 토목 사무소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방문해서 준공에 필요한 측량을 다시 하고 체크리스트를 확인하고 가는 것 같다. 준공서는 대체 언제 작성이 마무리되는 거냐..

CCTV 마이크 성능은 좋지 않지만, 녹화되는 소리의 성능은 무척 좋아서 우리 농막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들이 아주 생생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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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스 가림막 화단 만들기

CCTV로 기본적인 보안은 준비 되었다.

계단식 분양 토지이다 보니, 우리 농막에서는 아랫집이 훤히 보인다. 보이는 것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야외 수돗가 주변은 특히나 직접적으로 노출이 되어서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서로 어색하지 않게 가리면서도 자연스럽게 연출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생각한 것이 레티스 가림막 화단이었다.

 

레티스는 대각선으로 서로 교차하는 나무 망인데, 보통은 데크 하단에 많이 설치한다. 해외의 정원 사진을 보다 보니 아래와 같은 예시가 있었는데, 이 사진을 기준으로 잡고 제작했다.

참고했던 해외 정원 사진 ( 출처 : Pinterest )

 

예전에 주문해뒀던 파레트 목재를 상자 모양으로 제작하고, 여기에 별도로 주문한 레티스 망과 덮개 나무를 엮어서 아래와 같이 완성했다.

레티스 가림막 화단을 만들고 스테인을 칠해서 완성!

 

 

문장으로는 이렇게 한 줄 짜리지만, 거의 반나절 동안 뚝딱뚝딱 만들었다. 만들 때는 조금 고생스러웠는데, 만들어서 세우고 보니 뿌듯했다.

보강 철물 작업을 할 때는 아내도 같이 도왔는데, 아내도 해 놓고 보니 너무 예쁘다며 만족해했다. 아내가 만족하는 모습을 보니 나 역시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가림막은 바람에도 넘어가지 않게 보강 지지대를 양쪽에 대각선으로 설치했고, 화단 안쪽에도 말뚝을 박고, 텃밭에서 걸러낸 큰 돌들을 가득 채웠다.

다음번에 고운 흙을 채워서 참고한 사진처럼 예쁜 화단을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