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첫번째 이야기/1. 주말농막 시작하기

#7. 농막 신고/허가 받기

by 팰럿Pallet 2022. 3. 29.

농막을 짓는데 뭘 받으라고요?

어떤 동네는 허가를 받아야하고, 어떤 동네는 신고를 해야 한다는데!!


농막 제작 업체까지 결정하고 계약을 했으니, 다음은 양평군청에 신고하고 농막에 필요한 정화조와 지하수 관정을 파는 일이었다.

 

양평 군청에 직접 가지 않고, 농막 신고하기

먼저 할 일은 양평군청에 농막을 내 땅에 올려놓겠다고 신고하는 일이다. 이를 공식 용어로 '가설건축물 축조신고'라고 한다.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때문에 양평에 직접 가기는 번거로웠는데, 마침 인터넷으로도 신고를 할 수 있는 '세움터'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이래야 IT대한민국이지.

직접 군청에 안 가도 건축 인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세움터

IT대한민국이라고 흐뭇한 마음을 가졌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왜일까, '세움터'는 윈도우 익스플로러에서만 들어갈 수 있다. 다른 브라우저에서는 접근이 안되고 에러가 나는데 인증서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해결해보려 했지만 실패. 어쩔 수 없이, 오래된 윈도우 노트북을 꺼내 간신히 진행했다. 매우 불편하지만 그래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신고할 수 있는 게 어디인가.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서를 세움터 양식에 맞게 작성하고, 배치도 1부, 구조도 1부를 작성하여 첨부하여 등록했다. 배치도와 구조도에 대해서 골치 아파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정확한 그림보다는 공무원 담당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담으면 된다. 나는 파워포인트로 그린 다음 화면 캡처를 해 첨부했다.

농막의 크기와 구조에 대해 표시하는 '구조도'

멋지지 않은가? 엄청 전문적인 느낌이 난다. 인터넷의 바다를 검색하다 보면 이런 구조도도 다른 분들을 위해 제공하는 고마우신 분들이 많다. 내가 도움을 받은 '대전농부'님의 블로그의 링크를 걸어두겠다. 고맙습니다!

(세움터에 등록할 농막 설치 구조 도면 그리는 방법)

 

지적도를 확대해 농막 설치 위치를 표시하는 '배치도'

이와 같이 작성하며 세움터에 등록하자, 얼마 후 양평군청에서 연락이 왔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지만 청천벽력 같은 말이 수화기 저 너머로 들려왔다.

"농막 내에 화장실이 들어가 있으니, 오수 합병 정화조를 설치해야 합니다. 정화조 설치가 필요한 농막은 도로 및 관로 등이 필요하므로 가설건축물 축조신고가 아니라,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2020년부터는 신고 아니고, 허가입니다

양평군 같은 경우는 2020년부터 농막 내에 화장실이 있다면 이렇게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개발행위허가'란,

  • 건물을 짓거나 공작물(비닐하우스 같은 것?)의 설치할 때
  • 토지형질을 변경할 때
  • 흙이나 돌 채취할 때
  • 큰 지번의 토지를 작은 지번으로 나눌 때
  • 토지 위에 물건을 쌓아두어야 할 때

이러한 행위를 시군구청에 허가를 받는 것을 말한다.

원래 농막은 농업 행위를 위한 것이라서 신고만 하고 할 수 있었는데... 허가라니,

안 그래도 예산을 좀 넘치게 써서 비용 줄일 궁리를 하고 있었는데, 이게 왠 날벼락인가.

 

 2021년부터 양평군 내에서 농막 설치를 위해서는 '가설건축물 축조신고'를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신, '건축 대수선 변경(신축) 신고'를 하는 것으로 조정되었습니다.
22년에는 또 달라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건 동네마다 다릅니다.
그러니, 사전에 설치하시고자 하는 해당 군청이나 시청에 문의를 꼭 하셔야 합니다


개발행위허가 셀프로 해 볼까?

안된다.

개발행위허가는 일반인이 셀프로 할 수 없으며, 반드시 공인된 측량사무소와 건축사사무소를 통해야 하며, 허가가 이뤄져야만 정화조, 농막 설치가 가능하다.

토목 측량도 그렇고, 건축설계도 그렇고 비용이 작지 않다. 측량과 설계 각각 비용이 백만 원이 이상으로 각각 개별적으로 발생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절차가 진행되는 기간이 꽤 길다. 짧게는 일주일 내에도 된다고 하지만, 업무일 기준으로 15일은 걸린다니 기본 3주는 잡아야 한다. 이렇게 시간은 참 잘도 흘러간다.

우리가 산 땅의 아래쪽 부지의 땅주인은 이미 농막을 올렸길래 이러한 절차들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물어봤는데, 작년에 신고를 진행해서 허가받는 건 안 했다고 한다. 너무 부러웠다.

우리 땅 앞 이웃은 벌써 이렇게 예쁜 농막을 올렸다.

 

답답하고, 서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가 있나. 계약했던 부동산에 연락하여 측량사무소, 건축사사무소 연락처를 받고 절차를 진행했다. (보통은 해당 시군청 앞에 있는 공인된 건축사사무소와 측량사무소를 발품 팔아 가격이나 공신력 등을 확인해보고 진행한다. 하지만, 난 평일에 그렇게 자주 양평에 가볼 수 없다 보니 부동산을 통해 믿을만한 업체를 소개받았다.)

 

개발행위허가부터 준공까지

개발행위허가에서 준공까지 크게 7단계 정도로 이해했다.

  1. 측량사무소에서 현장에 나가서 토목측량을 진행한다.
  2. 측량 도면을 측량사무소에서 건축사사무소에 보내고, 건축사사무소는 측량도면을 활용하여 설계 도면 작업을 진행한다. (이 설계 도면은 건축용 도면이 아니라, 허가용 도면이다.) 설계 도면에는 실제로 내가 농막을 설치할 위치를 잡아줘야 한다. 농막 내에 상하수도 배관 위치와 정화조 위치도 표기되어야 한다. 이 위치는 아주 정확하게 맞을 필요는 없고 착공 시 어느 정도 조정되어도 무방하다고 한다.
  3. 건축사사무소에서 작성한 설계도면을 시군청에 허가 요청한다. 그리고 한 3주 정도 여유 있게 기다려야 한다.
  4. 허가가 떨어진다.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허가필증 받는 일련의 절차를 또 진행해야 한다.
  5. 절차 진행 후, 면허세 및 보증보험 납부영수증과 함께 착공계 접수 처리가 되어야 한다.
  6. 이제 정화조와 농막 설치가 가능하다.
  7. 농막까지 설치하고 나면 준공 절차가 진행된다. 준공 승인이 나면 비로소 끝.

 

여기까지 읽어보니 어떤가? '쉽구먼, 금세 되겠네.'이라는 생각이 드는가?

그렇다.. 전혀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이 기간을 거의 한 달 이상으로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3주면 될 줄 알았는데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 과정은 양평이기에 그렇다.

다른 지역은 지역별로 각각 다르니, 꼭 본인의 땅이 속한 시군구청에 미리 문의하여 어떤 것들을 챙겨야 할지 미리 챙기길 바란다.


농막 제작 업체와 계약을 하고, 설계에 대해 의견을 전달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업체의 설계 팀장님이 3D 입면도가 거의 마무리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한 번 볼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