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말초록생활32

늦은 파종. 그리고 장마 사방지가 고마워 한 주 동안 농막에 방문하지 못하고 지난주에는 다녀왔다. 가는 길의 라디오 뉴스도 온통 비 소식에 대한 피해와 경고에 대한 메시지로 가득했다.. 양평이라고 그 피해를 피해 가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다른 지역의 무서운 비보다는 나았던 것 같다. 비가 특히나 많았던 지난 주말. 우리 땅을 거의 1/5이나 차지하고 있던 사방지가 이번엔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산의 골짜기와 경사를 흘러 내려오는 엄청난 빗물들이 토지로 직접 유입되지 않고 사방지로 콸콸콸 빠져 내려갔다. 평소에는 물에 'ㅁ'자도 볼 수 없고, 온통 개망초와 잡풀로 가득 찬 곳인데, 비가 많이 오니 계곡처럼 물이 흘렀다. '사방지'란, 여름 장마철에 산을 타고 내려오는 빗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산림청장이 지정한 일종의 구거(물.. 2022. 4. 4.
#17. CCTV 설치, 가림막 만들기 2020.7.23 프라이버시도 중요하니까 CCTV 설치와 레티스 가림막 만들기 주중에도 농막에 누가 들어와서 여기저기 살펴보진 않을까, 들짐승들이 농작물을 헤치진 않을까, 비가 많이 오는 날은 괜찮을까. 비가 안 오는 날의 연속일 때는 작물들이 괜찮을까, 택배를 잘 가져다 놨다는데 어디에다가 둔 걸까, 그냥 지금 이 시간의 농막의 모습이 궁금한데.. 이러한 생각과 근심, 호기심이 나를 또다시 쇼핑의 세계로 이끌었다. 농막 감시용 CCTV 구매와 설치 CCTV라고 하면, 무척 비싸고 일반인이 하기에는 유지 관리비가 많이 든다는 막연한 편견이 생길 수 있다. 근데, 요즘은 좀 다르다. 세상 편해졌고, 좋아졌다.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장소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다. (물론 어떤 목적으로 설치했고,.. 2022. 4. 4.
나무 틀밭 만들기 2020.7.14 매일 밟고 다니는 땅에 대해서 고마워한 적이 있었던가.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우리가 걷는 공간도 시골에 오면 달라진다. 그 공간이 내가 가꿀 수 있는 공간. 키워야 하는 공간이라면 더 특별해진다. 처음 양평의 토지를 계약했을 때도 가장 중요하게 보았던 것은 '땅' 그 자체였다. 밟을 수 있는 흙과 돌. 경계 말뚝으로 지정된 이만큼의 내 땅. 어렸을 적 시골 학교 운동장에서 막대기로 선을 그으며 땅따먹기를 할 때 내 땅이 조금 넓어질 때 느꼈던, 입가 실룩거리는 기쁨과 비슷할까. 그때와 견주긴 어렵겠지만 내가 가꿀 수 있는 땅이 생겼다는 것은 무척 특별하고 다른 경험임은 틀림없다. 네 번째 주말이다. 그동안 주로 한 작업은 흙을 퍼서 땅을 다지고, 돌을 고르고, 고른 돌을 쌓고, 다져.. 2022. 4. 4.
#16. 데크 야외조명 설치, 밭 고르기, 사철나무 심기 2020.7.7 농막 주변 정비 세번째날 데크에 조명달고, 밭 정비하기 몸의 이곳저곳이 잔뜩 쑤신다. 주말 햇빛에 그을린 피부는 파리가 지나간 자리처럼 간지럽다. 손도 발도 뜨겁게 퉁퉁 붓는다. 손가락 마디마디는 끼익 끼익. 오래된 로봇의 관절처럼 매우 부자연스럽다. 너무 졸리지만, 막상 잠들면 피곤하고 아파서 잠 속으로 푹 빠져들지 못한다. 하지만, 수요일 즈음이 되면 고통은 단기 기억이 되어 스러져버린다. 그리고 또 설렘과 흥분 속에 금요일 저녁을 기다린다. 금요일 저녁 식사를 마치면 가득한 짐과 들뜬 마음이 트렁크에 실리고, 무거워서 엑셀도 매끄럽지 않은 차를 타고 우리 가족은 양평으로 떠난다.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1시간 30분의 드라이브 시간이 체감으로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주변은 칠.. 2022.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