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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파종. 그리고 장마 사방지가 고마워 한 주 동안 농막에 방문하지 못하고 지난주에는 다녀왔다. 가는 길의 라디오 뉴스도 온통 비 소식에 대한 피해와 경고에 대한 메시지로 가득했다.. 양평이라고 그 피해를 피해 가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다른 지역의 무서운 비보다는 나았던 것 같다. 비가 특히나 많았던 지난 주말. 우리 땅을 거의 1/5이나 차지하고 있던 사방지가 이번엔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산의 골짜기와 경사를 흘러 내려오는 엄청난 빗물들이 토지로 직접 유입되지 않고 사방지로 콸콸콸 빠져 내려갔다. 평소에는 물에 'ㅁ'자도 볼 수 없고, 온통 개망초와 잡풀로 가득 찬 곳인데, 비가 많이 오니 계곡처럼 물이 흘렀다. '사방지'란, 여름 장마철에 산을 타고 내려오는 빗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산림청장이 지정한 일종의 구거(물.. 2022. 4. 4.
#17. CCTV 설치, 가림막 만들기 2020.7.23 프라이버시도 중요하니까 CCTV 설치와 레티스 가림막 만들기 주중에도 농막에 누가 들어와서 여기저기 살펴보진 않을까, 들짐승들이 농작물을 헤치진 않을까, 비가 많이 오는 날은 괜찮을까. 비가 안 오는 날의 연속일 때는 작물들이 괜찮을까, 택배를 잘 가져다 놨다는데 어디에다가 둔 걸까, 그냥 지금 이 시간의 농막의 모습이 궁금한데.. 이러한 생각과 근심, 호기심이 나를 또다시 쇼핑의 세계로 이끌었다. 농막 감시용 CCTV 구매와 설치 CCTV라고 하면, 무척 비싸고 일반인이 하기에는 유지 관리비가 많이 든다는 막연한 편견이 생길 수 있다. 근데, 요즘은 좀 다르다. 세상 편해졌고, 좋아졌다.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장소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다. (물론 어떤 목적으로 설치했고,.. 2022. 4. 4.
나무 틀밭 만들기 2020.7.14 매일 밟고 다니는 땅에 대해서 고마워한 적이 있었던가.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우리가 걷는 공간도 시골에 오면 달라진다. 그 공간이 내가 가꿀 수 있는 공간. 키워야 하는 공간이라면 더 특별해진다. 처음 양평의 토지를 계약했을 때도 가장 중요하게 보았던 것은 '땅' 그 자체였다. 밟을 수 있는 흙과 돌. 경계 말뚝으로 지정된 이만큼의 내 땅. 어렸을 적 시골 학교 운동장에서 막대기로 선을 그으며 땅따먹기를 할 때 내 땅이 조금 넓어질 때 느꼈던, 입가 실룩거리는 기쁨과 비슷할까. 그때와 견주긴 어렵겠지만 내가 가꿀 수 있는 땅이 생겼다는 것은 무척 특별하고 다른 경험임은 틀림없다. 네 번째 주말이다. 그동안 주로 한 작업은 흙을 퍼서 땅을 다지고, 돌을 고르고, 고른 돌을 쌓고, 다져.. 2022. 4. 4.
#16. 데크 야외조명 설치, 밭 고르기, 사철나무 심기 2020.7.7 농막 주변 정비 세번째날 데크에 조명달고, 밭 정비하기 몸의 이곳저곳이 잔뜩 쑤신다. 주말 햇빛에 그을린 피부는 파리가 지나간 자리처럼 간지럽다. 손도 발도 뜨겁게 퉁퉁 붓는다. 손가락 마디마디는 끼익 끼익. 오래된 로봇의 관절처럼 매우 부자연스럽다. 너무 졸리지만, 막상 잠들면 피곤하고 아파서 잠 속으로 푹 빠져들지 못한다. 하지만, 수요일 즈음이 되면 고통은 단기 기억이 되어 스러져버린다. 그리고 또 설렘과 흥분 속에 금요일 저녁을 기다린다. 금요일 저녁 식사를 마치면 가득한 짐과 들뜬 마음이 트렁크에 실리고, 무거워서 엑셀도 매끄럽지 않은 차를 타고 우리 가족은 양평으로 떠난다.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1시간 30분의 드라이브 시간이 체감으로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주변은 칠.. 2022. 4. 1.
#15. 야외수돗가 타일 작업까지 마무리 2020.6.30 농막 주변 정비 두번째날 돌담쌓기, 야외수돗가 만들기, 경사면 정비하기 주중에 하루에도 몇 번씩 휴대폰을 들고 날씨 정보를 확인했다. 비올 확률 60%.. 70%..30%.. 나도 그렇지만, 아내는 특히나 왔다갔다 하는 비올 확률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 그 이유는 수돗가 타일 마감 때문이다. 타일을 붙이려면 비가 오지 않아야 하는데, 주말에는 확실히 비가 올 것 같았기에 계획을 조정해야 하나 기로에 서 있었다. 우리는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목요일 밤에 양평으로 출발했다. 중부 내륙 고속도로를 타고 터널을 하나하나 지날 때마다 빗줄기는 굵어졌다가, 다시 얇아졌다가,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맑았다가를 반복했다. 양평에 도착했을 때는 아주 가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작지만 매우 크게.. 2022. 4. 1.
#14. 돌담쌓기, 야외수돗가 만들기 외 2020.6.24 농막 주변 정비 첫째날 돌담쌓기, 야외수돗가 만들기, 경사면 정비하기 올해는 예년에 비해 장마가 빨리 온다고 한다. 아직 농막 준공도 못 냈고, 텃밭도 시기를 놓쳐서 시작도 못했는데, 장마부터 맞이 해야 한다니! 아랫집 농막에는 우리 농막보다 시기로 치면 약 3개월 정도 더 빠르게 자리를 잡은 가족이 있다. 그래서 그 가족은 이미 텃밭에, 스프링클러에, 울타리와 대문부터 조명까지 거의 모든 게 준비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작물들도 꽤 자랐고, 수영장도 만들어서 아이들이 더운 요즘에 물놀이를 하고 있다. 아, 부럽다. 우리는 어떤가. 아내와 딸은 땀을 뻘뻘 흘리며 돌을 고르고 있고, 삽질은 해도 해도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전 11시만 되어도 햇볕이 너무 뜨거워 그늘에 있어야 한.. 2022. 4. 1.
#13. 농막 주변 마무리 공사 2020.6.16 농막에 데크와 브로워 설치를 하다 이제야 주말초록생활을 할 수 있는 농막을 준비되다 지난주에 2차 흙다짐 작업까지 힘들게 마친 이유가 있다. 바로 데크 설치. 데크는 원래 농막 설치하는 날에 같이 설치가 되었어야 했지만, 주변 정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 탓에 설치가 어렵게 되었고, 이번 주에야 설치가 가능해졌다. 데크 설치 현장에서 재료를 가져와서 제작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인건비가 상승하게 된다. 그래서 농막 제작 업체에서 사장님이 직접 오셔서 정확한 데크 사이즈만 측정을 하고 가셨다. 측정한 사이즈로 데크 사전 제작이 농막 업체 작업장에서 진행되었고 이틀 만에 데크가 완성되어 현장에 설치되었다. 데크가 온 날도 평일이었기에, 나는 현장에 가보진 못했다. 하지만 믿고 맡길.. 2022. 3. 30.
#12. 우수관과 맨홀 설치, 그리고 흙다짐 2020.6.8 우수관부터 바닥 다짐작업까지 본격적으로 시작된 노동의 길 농막을 설치하는 날 하려고 했던 우수관, 맨홀 공사를 다음날 시작했다. 전날 트럭으로 한 차 가져다 두었던 흙으로 기초 주변 다짐 작업도 하였다. 그리고 전기공사도 마무리되었고, 전기가 되니 지하수도 비로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난관이 여전히 남아 있었고, 예상치 못한 일들도 있었다. 우수관과 맨홀 공사 농막 설치 후 하루가 지난 토요일. 포클레인 중기 사장님과 어떻게 흙과 파쇄석을 쌓을지, 우수관과 맨홀을 어느 위치로 할지 협의를 하고, 우수관 공사가 시작되었다. 작업 지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했고, 현장에도 라인까지 그려가면서 설명을 해 드렸더니 확실히 작업의 완성도가 높았다. 우수관과 맨홀 공사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 2022. 3. 30.
#11. 농막 설치와 전기공사 2020.5.31 농막이 놓이면 다 될 줄 알았지 끝날 때 까지는 끝난게 아니다 매 해 봄이 그러했지만, 올해는 코로나 19 때문에 더더욱 느낄 새도 없이 봄은 지나가 버렸다. 새벽 5시. 어스름도 이미 물러간 새벽이, 벌써 여름 근처에 와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알람은 6시에 맞춰뒀는데 다시 잠을 청하기 어려웠다. 땅을 사고, 농막을 올릴 준비를 하면서 겪었던 일들이 순탄하다면 순탄했지만, 내 머리와 노트 속의 계획에 맞게 진행되진 않았다. 그래서 오늘의 일정들이 또 걱정이 되었고, 아침잠 조차 설친 것 같다. 오늘의 스케줄 오늘은 농막을 놓는 날이다. 농막을 놓고 나서는 우수관과 맨홀 작업도 오후에 예정되어 있고, 전기도 1차 설치 작업이 있는 날이다. 농막 업체에서는 8시 정도까지 도착하여 설치를.. 2022. 3. 30.
#10. 지하수와 정화조 그리고... 2020.3.29 농막 설치 전에 준비해야 할 정화조, 지하수, 기초 등등 농막 제작 완료에 앞서 해야할 일들이 있다. 바로 지하수와 정화조 작업 지하수 지하수 관정 역시 신고 접수에 시간이 걸린다. 지난주에서야 지하수 관을 뚫게 되었고, 아직 모터 실과 물탱크는 진행되지 않았다. 하루면 될 줄 알았는데, 아침일찍부터 시작된 지하수 파는 작업은 오후 3-4시가 되어야 마무리가 된 것 같다. 작업은 평일에 이뤄지기 때문에 매번 휴가를 내고 방문하긴 어려웠다. 그래서 전화상으로만 이야길 주고받았다. 하지만, 지하수를 파는 비용은 농막 다음으로 가장 큰돈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그러므로 나처럼 전화로만 말고 꼭 꼼꼼하게 작업 현장과 진행을 챙겨보길 추천한다. 비용은 모터 종류에 따라, 들어가는 비용의 차이가 크.. 2022. 3. 29.
#9. 지하수 관정 파기 2020.3.29 지하수 관정. 그리고 모터는 어떤 모터가 좋을까? 개발행위허가받는데만 몰두하다 보니, 잡아놓았던 체크리스트 중에 할 수 있는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놓치고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지하수 관정 파기였다. 지하수 관정을 꼭 파야 하나? 그건 지역마다 다르다. 아마, 농막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이 대답을 꽤 자주 들었으리라 생각된다. 근데, 실제로 그렇다. 지역마다 다르고 상수도의 경우 수도사업소에 문의해서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하기 때문이다. 어느 지역의 경우 용수가 부족하므로, 상수도가 주변에 있더라도 농막에 인입하는 수도는 상수도를 불허하는 곳도 있으며,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상수도가 가능하더라도 아주 근접거리에 있지 않다면, 연결하는 비용이 너무 커서 아마 지하수를 파게 될 .. 2022. 3. 29.
#8. 농막 설계와 제작 농막 설계부터 완성까지 개발행위허가를 진행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농막 제작업체의 설계도와 입면도였다. 농막의 세부조건 조정하기 우리가 제작을 의뢰한 업체는 매우 예쁜 농막 모델이 있었는데, 약 3천만 원이 넘는. 나에게는 다소 부담이 되는 비용의 모델이었다. 그래서, 그보다 조금 조건을 낮춰서 컨설팅을 받았다. 애초에 생각했던 구조에서 일부 수정을 했는데, 나눴던 이야기를 생각나는 대로 정리하면 대략 이렇다. 처마를 길게 뺄 수 있을까요? 아.. 어렵군요. 나중에 이동할 때 부딪힐 수 있어서 그런 거였군요. 처마를 길게 못 빼면 처마를 뺄 수 있는 지붕 끝쪽으로 문을 내야겠네요. 현관문은 남쪽이 아니라, 서쪽으로 조정해주세요. 현관문 앞은 처마를 조금 길게 빼주세요. 비 올 때 현관문이나 신발이 .. 2022. 3. 29.